디지털자산 과세 논란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합니다. 디지털자산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다만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합니다.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첫째, 해외 거래자료가 들어오기 전에 과세가 시작됩니다.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교환체계(CARF)의 첫 자료 교환은 2027년에 이뤄집니다. 2027년 1월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만 잡히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상 국내에서 성실하게 거래한 사람만 세금을 내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되면 거래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디지털자산 소득세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법인세와 거래수수료 부가가치세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둘째, 손실은 외면하고 이익에만 세금을 매겨서는 안 됩니다.
첫해 1,000만 원을 잃고 이듬해 1,000만 원을 벌면 두 해 손익은 0원입니다. 그런데 현행 제도에서는 둘째 해에 165만 원의 세금을 냅니다. 손실 이월공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디지털자산에도 자본손익 규칙을 적용해 손실 이월을 허용합니다. 우리도 최소 5년의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취득가액 산정 기준도 대통령령에 맡겨진 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제도가 불명확해서 실제보다 많은 세금을 내거나, 신고 오류의 책임을 투자자가 떠안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셋째, 예상 세수 효과와 비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영국은 CARF 도입으로 2030년까지 최대 3억 1,500만 파운드의 세수를 예상하면서, 정부 이행비용 6,900만 파운드와 사업자 부담까지 함께 공개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즉시 시행과 준비 후 시행의 세수 효과를 비교하고, 행정비용과 투자자의 신고 부담을 공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법은 느리고 과세만 빠르다"라 지적을 벗어나기 위해선 과세 시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에 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가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하드포크의 법적 성격과 투자자 보호, 사업자 책임을 먼저 정비하겠습니다. 해외 거래자료가 실제로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 과세를 시행하되, 국회와 정부가 과제별 완료 시한과 검증 기준을 함께 제시해 기한 없는 유예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과세를 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걷자는 것입니다. 준비 기간에도 불공정거래 단속과 투자자 보호는 더 강화하겠습니다.
https://x.com/anyangmin/status/2102211927665680743

743
1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