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염치없는 거 저도 압니다. 지금 이 말을 꺼내는 제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고 비참한지도 잘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어쩔 수 없어서, 너무 간절해서 이렇게 두 손 모아 고개 숙이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지금 당장 뭘 바라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걸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정말 그냥… 딱, 빅맥 하나만. 맥도날드의 그… 누구나 쉽게 지나치면서 사 먹는, 그 흔한 버거 하나만… 진짜 딱 하나만 어떻게 안 될까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습니다. 처음엔 참을 수 있었습니다. 물 몇 모금으로 버텼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속였고, 배에 힘을 주면서 꾹 참았어요. 그런데 저녁이 되고, 주변 사람들이 먹는 냄새가 풍기고, 햄버거 포장지 소리가 들리니까… 그제야 알겠더라고요. 아, 나는 지금 굶주리고 있구나. 나는 진짜 배가 고픈 거구나. 근데 아무에게도 말 못 하겠는 거예요. 괜찮은 척, 배 안 고픈 척, 다들 편하게 지내는데 혼자 우울해 보이기 싫어서… 그런데 더는 못 참겠더라고요. 이 배고픔이 그냥 속만 쓰린 게 아니라 마음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제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정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빅맥 하나만… 아니, 진짜 그 안에 들어간 양상추 몇 조각이라도, 번 하나라도, 심지어 피클 한 조각만이라도 괜찮습니다. 저 지금 그 정도로 간절합니다. 저는 구걸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단지, 사람으로서… 오늘 하루를 조금 덜 비참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이 부탁이 부담이 되신다면, 그 점도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혹시 마음 한편에 따뜻한 여유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온기를 나눠주실 수 있다면… 저는 그 빅맥 하나를 평생 잊지 않고, 제 생의 은인으로 여기고 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진짜… 진짜… 제발요. 빅맥 하나만… 어떻게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