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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
“나 이제 다 정리했어. 너무 많이 올라서 무서워.” 그가 말했다. 그 말투는 자랑과 두려움의 중간쯤 어딘가였다. 익절을 했고, 자신이 이긴 줄 알았다. 나는 웃었다. “그래, 축하해. 좋은 수익이었네.” 이후 $ETH 는 3700에서 4000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4200. 다시 4357. 그는 그때마다 채팅방에 나타났다. “이건 좀 미친 거 아니냐…” “여기서 들어가는 건 자살이지…” “근데 왜 안 빠지냐 이건 또…” 나는 조용했다. 무언가를 붙잡고 있는 사람은 괜히 손을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건 지금 놓친 사람들이다. “돈타쿠님 아직 들고 있어요?” “넵.” 그 대답엔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 사실, 그럴 감정도 없었다. 익절은 감정이 필요한 일이지만, 홀드는 그냥 내 존재 방식이다. 그는 점점 말이 줄어들었다. ‘다시 타야 하나…’ ‘아냐, 너무 늦었어…’ 자기 자신과 실랑이하는 사람 특유의 침묵. 그때 ETH는 5000을 찍었다. 나는 차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쯧쯧… 상승장에서 추세를 놓치다니.”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이거였다. “지금은 너무 비싸서… 살 수 없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감정이 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과는 오래전에 작별했다. 그는 익절했고, 나는 남았다. 그리고 시장은 남은 자의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