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화났는지 정말 모르겠어 너가 잘못한 게 뭔데 그래 모를 수도 있지 근데 그게 문제야 너는 항상 모른다니까 매번 똑같은 일이 반복돼도 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똑같아 알았어 미안해 다음엔 안 그럴게 근데 다음은 꼭 와 그다음도 와 그리고 또 와 결국엔 다 똑같아 내가 진짜 바보지 뭘 기대해 내가 또 참을 거 알고 그냥 넘어갈 거 알고 그러는 거잖아 나도 이제는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말을 안 하면 속이 터지고 말을 하면 사람을 잔소리쟁이로 만들어 근데 너는 그거 알아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진짜 너한테 뭐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너한테 실망해서 그래 매번 같은 상황인데 왜 나는 늘 이렇게 상처받고 너는 아무렇지 않게 넘기냐고 솔직히 말해봐 너는 내가 화나도 그냥 지나가길 바라는 거잖아 조용히 있다가 알아서 기분 풀리길 기다리는 거잖아 근데 나 그렇게 단순한 사람 아니야 말 안 하면 모르는 척하지 말고 생각이라도 좀 해봤으면 좋겠어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내가 왜 너한테 이렇게 쏟아내는지 너는 늘 그래 네가 힘들면 세상이 너한테 미안해야 하고 내가 힘들면 내가 예민한 거야 너한테 맞추느라 내가 얼마나 피곤한 줄 알아 너는 대화라고 하는 게 전부 변명이고 회피고 무관심이야 내가 한마디 하면 세 마디로 돌려치고 결국엔 또 내가 잘못한 걸로 만들잖아 나는 이제 진짜 지쳤어 똑같은 말 반복하고 똑같은 반응 보고 매번 내 마음은 무시당하고 결국엔 네 눈치만 보게 되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정작 내 말 한마디엔 귀를 닫잖아 내가 화가 나는 건 상황 때문이 아니야 그냥 네 태도야 그 무심한 말투 그 대충 넘기려는 표정 그 모든 게 나를 미치게 만들어 너는 모르겠지 항상 모르니까 이렇게 사소한 일에도 내가 터지는 거야 근데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내가 계속 이렇게 말해봤자 뭐가 바뀌겠어 오늘도 네가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겠지 내가 화내면 피곤하다고 하겠지 결국엔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겠지 그럼 또 끝이겠지 그리고 다음엔 또 같은 일로 싸우겠지 진짜 웃기지 나도 알면서 계속 이렇게 있는 내가 제일 웃겨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야 결국 너는 달라지지 않아 그래서 나도 이제는 모르겠어 이 관계를 붙잡는 게 의미가 있는지도 그냥 다 내려놓고 싶다 진짜 비슷한 말 계속 반복하니까 빗썸처럼 머리가 어지럽고 내 마음은 QUAI하게 꼬여가 SOAP처럼 미끄러지고 GAIB 같은 감정이 쌓여가 알로라 했던 말들은 다 바람처럼 흩어지고 결국 이 마음의 경계는 바운드리스하게 퍼져나가서 더 이상 붙잡을 수도 없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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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 전